The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숲해설 37

택솔 추출한 주목나무

현재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라는 용어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2020년 새해 연례 서한에서 ESG 관련하여 성과가 좋지 않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죠.E에는 기후변화 및 탄소 배출, 환경오염 환경 규제, 생태계 및 생물 다양성 등이 있는데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활동은 다른 영역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목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평범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입니다만 1993년 미국에서 항암물질 Taxol(택솔)이 추출되었고, 자궁암, 유방암, 폐암 등에도 효력이 있음이 알려져 몸값을 높이는 중입니다. 그런데 당시에 100년 묶은 노송 3그루의 껍질을 벗겨..

숲해설 2024.06.14

때죽나무 이야기

무등산은 2013년에 21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18년에 유네스코에서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습니다. 무등산에는 1천 729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데 이 식물 중 가장 마당발이면서 인싸는 어떤 식물일까요? 바로 때죽나무입니다. 무등산 초입부터 정상부까지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고 있지요. 사람으로 치면 무등산 네트워크에서 정보통으로 통하며, 때죽나무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면 가장 빨리 무등산 전체로 소식을 전파하는 식물입니다.요즘 한창 때죽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식물은 보통 꽃이 하늘을 향해 개화하여 곤충이나 새를 유인하지만, 때죽나무는 갓을 쓴 전등처럼 땅을 향해 핍니다. 그래서 때죽나무 아래에 서면 환한 꽃 무리를 감상할 수 있지요. 향기는 또 얼마나 좋은지요. 상큼한 향이 ..

숲해설 2024.05.15

냉이

완연한 봄이에요.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오는 것처럼 봄이 성큼성큼 다가왔습니다.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지난 토요일 담양에 있는 밭에 감자를 심고 왔어요. 한 달 전에 흙을 뒤엎고 퇴비를 섞어놨었습니다. 작은 텃밭 정도의 크기라 농기계를 이용하지 않고 곡괭이로 땅을 팠어요. 허리가 조금 쑤시고 손에 물집이 조금 맺혔지만, 작은 농사가 주는 기쁨은 그보다 더 컸습니다. 일을 마친 후에 밭에서 잡초도 뽑을 겸 냉이를 캤습니다. 광대나물이 보라색 꽃을 탐스럽게 피우고 있었지만, 식용할 수 없으니 미안하지만 캐서 밭두렁에 버렸습니다. 봄 향이 물씬 풍기는 냉이된장국은 언제 먹어도 일품입니다. 냉이는 우리가 보통 봄나물 먹을 때만 찾기 때문에 다 자란 성체의 모습을 봄나물과 연관 짓기 힘들지요. 열매가 독특한 모양인..

숲해설 2024.03.11

개미자리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작은 식물 개미자리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면 높이 20m가 넘는 신갈나무, 노각나무, 소나무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키가 큰 나무를 보면서 깊은 탄성을 자아내지요. 나무의 키를 잴 때 주로 순토 측고기(SUUNTO Heightmeter)를 이용합니다. 크기가 작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편하고, 측고기의 눈금만 읽으면 금방 대략적인 키를 알 수가 있어서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작은 식물은 무엇일까요? 키가 큰 나무들은 목본입니다. 물관과 형성층이 발달하여 중력을 거슬러 위로 자랄 수 있고, 수명이 길어서 햇빛 경쟁에 유리하도록 높은 곳까지 자랍니다. 목본과는 대조적으로 초본은 키가 작습니다. 키 큰 대나무가 2-3m 정도이고, 억새 등과 같은 초본이 2m 정도 되지요. ..

숲해설 2024.03.11

소나무

우리 주변의 화단과 뒷산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는 바로 소나무일 것입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귀중한 자원으로 인정되어 보호되어 땔감으로 함부로 배지 못하도록 한 결과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오늘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많은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나무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1.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는 잎이 2개씩 모여 난다. 2개씩 모여 나면(속생) 소나무이고, 3개씩 모여 나면 리기다소나무입니다. 리기다소나무의 학명은 Pinus rigida입니다. 종소명인 rigida의 이름을 그대로 부르고 있습니다. 일본 발음과 비슷하여 일본산으로 오해하지만,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입니다. 1914년경 서울에 처음 심었습니다. 소나무는 자연 발아하지만, 리기다소나무는 자연 발아하지 못합니다..

숲해설 2024.03.11

식물 스트레스 4 - 중금속

사람의 여러 활동은 생태계에 여러 방식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쓰레기장, 하수 침전물, 농경지, 과수원 등에서 생태계로 침출되는 중금속은 식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중금속에는 Ag, As, Au, Bi, Cd, Co, Cu, Cr, Fe, Hg, Mn, Mo, Ni, No, Pb, Pt, Sb, Sn, Ti, Zn, Zr 등이 있고, 이 중 Fe, Mn, Zn, Cu, Ni, Mo, Co는 비교적 독성이 적으며, Hg, Pb, Cd, Cr, As는 강력한 독성을 나타낸다. 독성이 적은 중금속도 세포에 많은 농도로 농축이 일어나면 독이 된다. 물질대사에 필수적인 필수 중금속 이온인 Cu2+, Mn2+, Zn2+ 등은 농도가 초과하면 독이 되지만, Ag, Au, Cd, Pb은 세포를 ..

숲해설 2023.01.10

식물 스트레스 3 - 물

어릴 적 옥수수는 밭두렁에 심는 구황작물이었다. 밭두렁에는 돌과 자갈뿐이었지만, 옥수수는 5월에 파종해도 8월이면 키가 2m 넘게 자라는 엄청난 식물이었다. 대학에 진학하고서야 옥수수는 C4 식물이기 때문에 다른 식물보다 훨씬 빠르게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추후 C3, C4, CAM 식물 설명 예정). 옥수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땅 근처에 닭 발톱 같은 굵은 뿌리가 여러 개 나온 모습이 연상 된다. 다른 식물과 다르게 옥수수 줄기 아랫부분에서 곁 뿌리가 나오는 것인데 부정근이라고 한다. 옥수수 외에도 물푸레나무, 버드나무도 부정근을 갖고 있는데 식물이 저산소증을 견딜 수 있게 해준다. 식물이 갖는 3번째 스트레스는 산소 결핍증이다. 우리가 훌륭한 토양이라고 부르는 토양은 흙 속에 작은 공간이..

숲해설 2023.01.09

식물 스트레스 2 - 온도

식물이 받는 스트레스 중 빛과 관련된 또 다른 요인이 열이다. 뜨겁거나 반대로 매우 추워 식물 세포 내에 얼음이 얼을 수도 있다. 어떤 식물은 영하의 온도에서도 멀쩡하게 버틸 수 있는 반면(파, 대부분의 목본류), 어떤 식물은 한 번이라도 영하의 온도를 경험하면 죽고 만다(많은 초본류). 큰달맞이꽃과 같은 2년생 식물은 추위에 대항하기 위해 바닥에 납작 엎드린 로제트를 형성한다(본 블로그에 설명됨). 바닥에 최대한 밀착함으로써 추위를 피하고, 그와 동시에 그 부위를 먼저 선점하는 효과도 있다. 봄이 되어 1년생 식물이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할 때 큰달맞이꽃은 이미 로제트의 넓은 잎으로 경쟁자들이 햇빛을 받는 것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2년생 식물은 다른 식물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

숲해설 2023.01.09

식물 스트레스 1 - 빛

불과 몇백 년 사이에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자연에 기대어 살고 있고, 자연을 벗어나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맑은 공기, 따뜻한 햇빛, 부드러운 흙, 시원한 냇물은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이고 그래서 자주 고마움을 잊고 산다. 심지어 이러한 환경에 위해가 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식물은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인 제1 생산자라는 위치에 있다. 사무실이나 교실에 놓인 화분에 식물이 있고, 문을 열고 나가면 화단에도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고, 조금만 더 멀리 나서면 산에는 매우 많은 식물을 볼 수 있어서 마찬가지로 식물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늘 잊고 살아가고 있다. 늘 녹색을 띠고, 아름다운 꽃과 맛있는 열매를 맺는 식물도 사람 못지않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디며, 이겨..

숲해설 202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