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백아산 식물 9

차풀

콩과 차풀 Chamaecrista nomame (Siebold) H.Ohashi 그동안 탁 트인 풀밭에서 주로 만났었는데, 숲에서 차풀을 만나니 생경한 느낌이 든다. 차풀은 이름에서 말하듯이 풀을 뜯어말린 후 차로 끓여 먹는다. 콩과 식물답게 아래 사진에서 제법 큰 꼬투리를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 미모사를 닮기도 하였고, 자귀나무 축소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콩과 식물 잎에는 잎과 줄기 사이에 엽침이 있고, 이 기관을 이용해서 잎을 움직일 수 있다. 햇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엽침을 이용해 움직인다. 식물은 광합성을 위해 빛이 꼭 필요하고, 많은 식물이 빛을 가로채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형태를 변형시켜왔다. 박쥐나무와 같은 음지식물은 잎을 최대한 펼쳐서 키 큰 나무 밑에서 햇빛을 많이 수..

백아산 식물 2022.09.20

고사리삼

고사리삼과 고사리삼 Sceptridium ternatum (Thunb.) Lyon 탁 트인 탐방로 옆에서 고사리삼을 만났다. 잎 크기가 10cm 정도로 매우 작아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다. 잎은 딱 두 장 나오고 이 중 하나는 영양엽으로 다시 2~3회로 갈라진다. 다른 하나는 포자를 형성한다. 사진에서 높게 솟아오른 것이 포자낭을 달고 있는 생식엽이다. 워낙 크기가 작은데다 화려한 꽃을 달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번 산행에서도 고사리삼을 보려고 가던 길을 멈춘 것은 아니고, 주변의 나무를 조사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두 개체가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적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귀엽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하다. 굴참나무, 때죽나무와 같이 높이가 30m가 ..

백아산 식물 2022.09.20

미꾸리낚시

마디풀과 미꾸리낚시 Persicaria sagittata (L.) H. Gross ex Nakai 꽃 모양을 보면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마리꽃과 똑 닮았다. 마디풀과의 특징이다. 미꾸리낚시는 다른 마디풀과 식물과는 달리 잎의 잎자루가 없고 줄기를 감싸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쉽게 구분된다. 고마리, 며느리밑씻개, 여뀌, 이삭여뀌 등 대부분의 마디풀과 식물이 지금 한창 꽃을 피울 때이다. 꽃이 달린 개수로만 본다면 작은 개수의 종자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미꾸리낚시는 1년생 초본으로 종자를 만들고 겨울이 오면 사라진다. 내년 봄에 다시 이곳에서 싹을 틔울지는 내년이 되어야만 알 수 있다. 다년생 초본은 겨울에 로제트를 형성한다. 지상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로제트를 만들어 적당한 땅을..

백아산 식물 2022.09.20

개미탑

개미탑과 개미탑 Haloragis micrantha (Thunb.) R.Br. ex Siebold & Zucc. 산골 시골에 살던 어릴 적에는 산과 들이 놀이터였다. 친구들과 함께 몰려다니며 놀기도 했지만, 가끔은 혼자서 다니기도 하고,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기도 했다. 한 번은 어린 나이에 생각할 때 집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산속의 open canopy가 형성된 곳에서 사진에 보이는 식물을 보았다. 땅에 딱 들러붙어서 땅 위를 기어 다니는 식물이었다. 이 식물에 관한 잔상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어서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했었다. 비슷한 습성을 보이는 식물이 땅빈대가 있지만 잎 모양이 다르고, 땅빈대는 도시의 보도블록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번 백아산 식생 조사에서 또다..

백아산 식물 2022.09.20

진주고추나물

물레나물과 진주고추나물 Hypericum oliganthum Franch. & Sav. 백아산에서 만난 진주고추나물은 미안한 마음을 갖게 했다. 물이 조금 흐르고 있는 등산로 1제곱미터 면적에 서너 개체가 옹기종기 자라고 있는데, 사람들의 발길에 밟힐까 걱정된다. 진주고추나물은 다른 고추나물과 다르게 아랫부분이 땅에 살짝 기면서 일어선다. 개체 크기도 작고, 꽃도 작아서 별다른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식물이 탐방로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살아남았을 수도 있다. 화려한 꽃을 피워 큰 관심을 끌었다면 아마 진즉 그곳에서는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조그맣고 물기가 있는 서식지에는 작은 진주고추나물 말고도, 작은 개미탑과 작은 미꾸리낚시도 함께 공간을 나눠 ..

백아산 식물 2022.09.18

방울고랭이

사초과 방울고랭이 Scirpus wichurae var. asiaticus (Beetle) T. Koyama 한 무더기의 진퍼리새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진퍼리새 군락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방울고랭이가 진퍼리새 무리를 헤치고 들어서니 2 개체가 쓰러지다시피 하면서 용케도 겨우 버티고 있었다. 수적으로 말이 안 되는 싸움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둘 사이의 관계가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일 수도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식물 사이의 관계가 경쟁보다는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동안 몇몇 종류의 식물이 타감 물질을 분비하여 다른 종이나 동종의 생장을 방해하는 사례가 크게 부각되면서 식물들 사이의 관계가 부정적이다는 인식이 팽배해있었다. 이는 식물뿐 아니라 지구의 ..

백아산 식물 2022.09.18

진퍼리새

벼과 진퍼리새 Molinia japonica Hack. 물이 조금씩 흘러 습기가 유지되는 숲속에 자란다. 진퍼리새는 여러 개체가 함께 모여 자라는 특성이 있고, 이곳도 큰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이 곳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식물인 감자개발나물, 방울고랭이, 참산부추, 긴고추나물, 개미탑, 미꾸리낚시 등도 관찰할 수 있었다. 냇가에 서식하는 줄과 잎의 형태가 거의 비슷하지만 화서의 형태가 다르고, 서식지가 달라 구분할 수 있다.

백아산 식물 2022.09.18

감자개발나물

미나리과 감자개발나물 Sium ninsi L. 숲속이지만 물기가 충분하고 햇빛이 어느 정도 투과되는 곳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살고 있다. 식물에 스트레스는 물, 대기, 양분, 초식동물, 주변 식물 등 다양하다. 특히 물은 흙으로부터 양분 및 미네랄을 흡수하는데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환경은 식물에 매우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예전에는 산형과로 과를 통합하였었지만 최근에는 미나리과로 구분하고 있다. 산형과는 우산을 펼친 듯 화서로 붙어진 이름이고 친근한 식물이 당근이다. 산형과의 꽃은 향기가 좋고 벌에게 주어지는 보상인 꿀도 많이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최근에는 공원의 화훼식물로도 각광받는다. 개발나물과 감자개발나물은 거의 비슷한데, 작은 잎의 개수로 구분할 수 있다. 개발나물은 작은 잎이 7-..

백아산 식물 2022.09.18

화순 백아산 (백아산 관광 목장 ~ 하늘 다리 ~ 정상)

2001년 8월에 석사 졸업 논문으로 백아산의 식물상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이후 21년만에 백아산을 찾았다. 논문 준비를 할 당시에는 버스로 이동했었다. 오고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등산을 시작했던 곳으로 다시 오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었다. 백아산의 탐방 코스는 관광목장-정상, 휴양림-정상, 원리-정상, 송단리-정상 코스로 구분해 볼 수 있고, 어제는 관광목장 코스로 다녀왔다. 10m x 10m 방형구를 설정하여 출현하는 모든 식물을 수첩에 적어야 했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광주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여 8시 15분경에 관광 목장 옆 주차장에 도착했다. 관광목장으로 들어가면 얼마 안가 등산로 입구라는 노란색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고, 중간중간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서 안내대로만 따라가..

백아산 식물 202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