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중 뒷산을 가장 자주 찾았던 시기는 봄입니다. 어릴 때부터 식물을 좋아했기 때문이죠. 부드러운 새잎이 나뭇가지마다 돋아나는 봄 산은 요즘 아이들로 치면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처럼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름 모를 나무들이 겨우내 달고 있던 큼직하고 두터운 눈을 터트리고 새싹을 돋아내는 모습이 정말 가슴 따뜻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연두색을 좋아하지요. 연두색을 보면 봄 산이 떠올라 좋아합니다. 봄 산을 대표하는 식물은 찔레꽃이라고 개인적으로 정의합니다. 순백색의 화려한 찔레꽃이 피어날 때, 진정한 봄이라고 생각했었죠. 꽃에서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매혹적인 향기는 비싼 향수보다 훨씬 더 고혹적이고 기분 좋게 해 주었습니다.. 거기다가 먹거리도 주었죠. 찔레꽃나무밑동에서 솟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