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숲해설

식물 스트레스 3 - 물

Potentilla 2023. 1. 9. 19:43

어릴 적 옥수수는 밭두렁에 심는 구황작물이었다. 밭두렁에는 돌과 자갈뿐이었지만, 옥수수는 5월에 파종해도 8월이면 키가 2m  넘게 자라는 엄청난 식물이었다. 대학에 진학하고서야 옥수수는 C4 식물이기 때문에 다른 식물보다 훨씬 빠르게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추후 C3, C4, CAM 식물 설명 예정). 옥수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땅 근처에 닭 발톱 같은 굵은 뿌리가 여러 개 나온 모습이 연상 된다. 다른 식물과 다르게 옥수수 줄기 아랫부분에서 곁 뿌리가 나오는 것인데 부정근이라고 한다.

옥수수 외에도 물푸레나무, 버드나무도 부정근을 갖고 있는데 식물이 저산소증을 견딜 수 있게 해준다.
식물이 갖는 3번째 스트레스는 산소 결핍증이다. 우리가 훌륭한 토양이라고 부르는 토양은 흙 속에 작은 공간이 많이 있는 토양을 말하고 이것을 공극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토양은 잠깐 물에 완전히 잠기더라도 10~30%는 공기로 공극이 채워진다. 하지만 영구적으로 물에 잠긴 토양은 물에 공기가 녹기 때문에 거의 공극에 공기가 없어서 식물이 숨을 쉴 수가 없다.
부정근은 토양 깊숙이 침투하지 않고, 표면에서 산소를 공급받는다. 옥수수와 같은 식물은 이렇게 저산소증을 견뎌내도록 진화하였다.

물과 관련하여 식물에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은 가뭄일 것이다. 화분에 식물을 한 번이라도 가꾸어본 경험이 있다면 가뭄이 얼마나 식물에 치명적인지 알 수 있다. 한여름 야외에 놓인 화분에 하루라도 물을 주지 않으면 다음 날 식물은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물의 응집력, 모세관 현상, 점착성, 낮은 점성으로 인해 식물은 뿌리에서 잎으로 물을 이동시킬 수 있다. 물의 흐름으로 양분을 식물의 곳곳으로 옮기고, 여기에는 증산작용이 큰 역할을 한다.

식물 중에 가뭄에 가장 강한 식물은 아마도 지의류일 것이다. 한여름에 바짝 마른 지의류는 죽은 것이 아니고, 비가 내리면 다시 생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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