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초과 방울고랭이
Scirpus wichurae var. asiaticus (Beetle) T. Koyama
한 무더기의 진퍼리새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진퍼리새 군락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방울고랭이가 진퍼리새 무리를 헤치고 들어서니 2 개체가 쓰러지다시피 하면서 용케도 겨우 버티고 있었다. 수적으로 말이 안 되는 싸움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둘 사이의 관계가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일 수도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식물 사이의 관계가 경쟁보다는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동안 몇몇 종류의 식물이 타감 물질을 분비하여 다른 종이나 동종의 생장을 방해하는 사례가 크게 부각되면서 식물들 사이의 관계가 부정적이다는 인식이 팽배해있었다. 이는 식물뿐 아니라 지구의 거의 모든 살아있는 동물의 관계에 적용된다. 결국 이는 다윈이 주장한 자연선택이고, 오랫동안 생태계의 진화를 지배하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식물들 사이에도 서로를 도와주는 간호 식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식물의 뿌리에 사는 균근을 통해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한 주변 식물에게 광합성 산물을 옮겨 주기도 한다. 무등산 정상 능선부에 자라는 돌양지꽃은 철쭉 군락 주변에서 훨씬 더 건강하게 잘 자란다.
부정적인 사회 네트워크는 전체 집단의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반대로 긍정적인 상호 관계의 사회 네트워크는 시너지로 효과로 더 건강하고 발전적인 연결망을 구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