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 논문 Minor revision

 

졸업한 후 잠깐 휴식을 취한 후 그동안 준비해 두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문을 2편 작성했습니다.
교수님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투고해 보는 것이 처음이라 모든 것이 서툴고 어렵기만 했는데요. 특히 비용적인 면이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작성된 논문의 스코프에 해당하는 국내 저널에 투고하려고 KCI 등재 저널에 투고 방법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거의 모든 저널에서 회원 가입을 해야 했으며, 회원이 되려면 일정 금액의 회비를 정기적으로 내야 했고, 논문 투고 때도 정해진 논문 쪽수가 넘어가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렵겠지만 투고 비용이 전혀 없는 SCI급 해외저널로 눈을 돌렸습니다. 어렵사리 영어로 번역하여 Springer nature, Elsevier 등의 SCI 저널 중 투고할 논문 성격과 일치하는 스코프를 갖는 저널에 투고하였습니다. 그 결과 두 편 모두 3번씩 데스크 리젝되어서 자신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어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1편은 교수님께 부탁드려서 대학에서 지원해 주는 영어 번역 서비스를 이용하였습니다(학생은 모든 지원이 졸업식 날 바로 끊어집니다). 제 논문 번역을 맡은 원어민은 poor english라는 표현과 함께 구박하면서 아주 친절하게 번역해 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전에 리젝되었던 저널에 다시 투고한 결과 데스크 리젝을 피했고 peer review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Current Status'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handling editor에 정중하게 언제쯤 논문 심사가 진행되는지 문의 메일을 2차례 보냈고, editorial office에도 1차례 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습니다. 

 

2년 동안 에디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논문을 철회할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7월에 리뷰가 진행되었고, 다시 에디터 할당이 되었고, 다시 9월에 리뷰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어제, 10월 19일에 드디어 리뷰 결과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minor revision'이었습니다. 집에서 확인하고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2년 만의 결과라니요. 각 리뷰어가 수정 또는 보완을 요청하는 내용은 많지 않았고, 오늘이 일요일이어서 아침 7시부터 쉬지 않고 작업해서 오후 5시에 revise 원고를 마쳤습니다. 아직 섭밋 전이긴 하지만 기쁜 마음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깁니다. 내일 한 번 더 검토해 보고 이상이 없으면 revise submit 하려고 합니다.

더디고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중에 약간의 아픔도 있었습니다. SCI급에 논문을 게재하고 나니 하루에도 10통 이상의 논문 투고 제안 메일이나 학회 speaker 제안 메일이 들어왔습니다. 이탈리아,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각지의 컨퍼런스 스피커 제안이 왔고, 어떤 학회에서는 왕복 항공편까지 지원해 준다고 하였지만 아쉽게도 모두 사양하였습니다. 우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웠고, 학회 참여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입니다. 그러던 중 제가 원하는 스코프 저널을 확인하고 에디터와 메일을 주고받다가 계속 리젝 되었던 논문을 무엇에 홀린 듯 투고하고 말았습니다. 투고하고 하루가 지난 후에 철회를 요청했지만 절대 철회를 받아주지 않더군요. 심지어 3일 만에 논문 리뷰를 마무리 짓고 accept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투고 비용을 내라고 재촉하기 시작했습니다. 에디터와의 대화나 학회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투고 비용 이야기는 없었는데요, 홈페이지에 안내되어있다는 말을 듣고 살펴보니 누구도 찾기 힘든 구석진 곳에 투고 비용이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돈이 없다고 사정한 끝에 소액을 지불하고 출판되었습니다. 국제 저널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SCI급이 아니어서 경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논문 한편 날리고, 돈 낭비하고, 저널과 씨름하느라 에너지 및 시간 낭비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괘씸하지만, 큰 경험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다독이고 있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SCI급이 아닌 저널에 투고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내일 minor 리비젼 섭밋하고 결과 나오면 바로 글 게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