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은 2013년에 21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18년에 유네스코에서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습니다. 무등산에는 1천 729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데 이 식물 중 가장 마당발이면서 인싸는 어떤 식물일까요? 바로 때죽나무입니다. 무등산 초입부터 정상부까지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고 있지요. 사람으로 치면 무등산 네트워크에서 정보통으로 통하며, 때죽나무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면 가장 빨리 무등산 전체로 소식을 전파하는 식물입니다.
요즘 한창 때죽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식물은 보통 꽃이 하늘을 향해 개화하여 곤충이나 새를 유인하지만, 때죽나무는 갓을 쓴 전등처럼 땅을 향해 핍니다. 그래서 때죽나무 아래에 서면 환한 꽃 무리를 감상할 수 있지요.
향기는 또 얼마나 좋은지요. 상큼한 향이 좋아서 향수 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대기 오염에도 강해서 조경 전문가들은 때죽나무를 가로수 대용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어요.
잎과 줄기에서 항암물질이 추출되어 외국에서는 이미 인기 많은 나무입니다.
염료로도 이용하고 있는데, 때죽나무 잎을 이용합니다.
열매에는 에고사포닌이라는 독성물질이 들어 있어서 열매를 갈아서 물이 고인 웅덩이에 넣으면 물고기가 기절하여 둥둥 뜨기 때문에 때죽나무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둥근 열매도 꽃처럼 땅을 향해 주렁주렁 달려요.
이처럼 쓰임새가 많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때죽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흔한 만큼 소홀히 여겨지는 나무입니다. 이 글을 통해 때죽나무의 매력을 재발견하고, 주변에서 만날 때 한 번쯤 눈길을 기울여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