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숲해설

균근

Potentilla 2024. 11. 14. 07:39

 

지구가 탄생하고 바다에 생명체가 출현하기 시작한 것은 약 38억 년 전으로 추측됩니다.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바다에서만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다가, 이후 오존층이 형성되면서 대부분의 강한 자외선 C, B를 차단하게 되었고, 드디어 생명체가 육지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육상으로 진출한 생명체는 아마도 선태식물(이끼류)이었을 것입니다.

식물이 육지로 올라오면서 가장 큰 환경적 어려움은 물이었습니다. 바다에 살던 미역과 같은 조류는 뿌리가 없었기 때문에, 몸 전체로 물과 양분을 흡수했습니다. 하지만 육상에서는 물을 구하기 어려웠고, 흙 속에 있는 양분을 식물 전체로 옮기기 위해서는 뿌리의 역할이 필수적이었습니다.

 

2022.8.4. 금당산

* 버섯은 땅속의 균사가 모여서 이루어진 균사체. 생식을 위해 땅 위로 올라옵니다. 수많은 포자를 퍼트리고 금방 사그라듭니다.

 

이때 균근이라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균근은 균사라고 하는 실 모양의 균류로, 땅속 깊은 곳까지 뻗어나가 물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낸 유기물을 균근에게 제공하고, 균근은 그 대신 식물에게 물과 양분을 공급하는 공생 관계를 형성한 것입니다. 균사는 가끔 버섯의 형태로 우리 눈에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땅속에 숨어 있기 때문에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서식 환경이 좋지 못한 곳에 자라는 식물에게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입한 후, 주변 환경이 좋은 곳에 자라는 식물에서 같은 동위원소가 발견된 것입니다. 이는 균근을 통해 양분이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숲에 자라는 식물을 함부로 채취하여 다른 곳으로 옮기면 안 됩니다. 균근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여 도시에서는 생존하기 어렵고, 이는 곧 식물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식물은 자연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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