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작장인 박사 학위 도전

박사학위 도전 8 (해외 저널 투고)

Potentilla 2022. 7. 26. 21:47

해외 저널 투고

 

조경 빅데이터분석론의 평가는 출석 평가와 함께 논문 과제 발표로 이루어졌다. 20년 만에 방문한 강의실은 상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컴퓨터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다(2021년에는 대형 스마트 터치 TV가 도입되었음). 추천 논문을 분석하는 발표를 준비해서 갔는데, 이러한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지 못했고 결국 강의실 앞에 서서 수업하는 방식으로 설명해야 했다. 물론, 이후 발표에서는 IT를 최대한 활용했다.

학기 말을 앞두고 그동안 연구했던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원에 복학하려고 결정했던 그때부터 졸업 논문 주제를 고민하고 있었고, 마침 조경 교수님께서 좋은 논문을 추천해 주셔서 그 논문의 방법론을 따르기로 했다. 무등산 정상 능선 부위에 자라고 있는 돌양지꽃과 동료 식물들과의 식물사회 네트워크를 분석하고 이를 시각화시키는 것을 소논문 주제로 삼았다. 2019년부터 Braun Blanquet의 레러바 방법을 응용한 미네소타 관리국의 레러바 방법을 공부했던 터라 5월부터 8월까지 20여 차례 무등산을 오르며 돌양지꽃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Gephi로 시각화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각종 보고서와 탐구 보고서 등을 자주 작성해봤기에 형식에 맞춰 소논문을 작성했고 프리젠테이션하였다. 발표를 들은 교수님은 강의가 끝난 후에 학술지에 함께 투고해볼 의향을 물으셨고 바로 동의하였다. 본교는 박사학위 논문 청구를 위한 자격 조건으로 외국어 시험과 종합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학위 기간에 국내 저널 3편 혹은 해외 SCI급 저널 1편 게재 조건을 갖고 있다.

발표할 저널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양식을 보내주기로 하여 기다리고 있는데, 해외저널에 투고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연락이 다시 왔다. 해외저널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감사하다며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마치 SCI급 논문 한 편을 이미 얻은 것 같은 성취감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SCI급 논문 게재는 정말 어렵고도 험난하였다. 참고로 학술지는 국내외 수없이 많은데 유명한 출판사가 Nature, Science, Cell 등이 있다. SCI는 과학 기술 논문 색인지수로 기술적 가치가 높은 학술지를 일컫는다.

보내주신 양식대로 우선 한글로 작성하였다. 내가 1저자가 되고 교수님이 교신저자가 된다. 교수님 연구비로 영어 교정비를 지원받아서 영어로 번역하였다. 번역 중에 의문이 드는 부분이나 수정해야 할 부분은 체크되어 교수님께 메일로 왔고, 다시 나에게 전달되어 수정하였다. 한글 대신 Word를 이용하는데, 한글과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어서 표 수정 작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영문 번역이 끝나고 재검토 후에 드디어 투고할 저널이 결정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처음 들어본 MDPI. 어떤 저널인지 잘 몰라서 검색해보니 SCI급이긴 하지만 약탈적 저널로 주의를 요하고 있었다. 돈으로 논문 장사를 하는 출판사로, 투고만 하면 게재가 된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MDPI 저널마다 accept 확률은 달랐고, 어떤 저널은 IF(Impact Factor)가 꽤 높은 것도 있었다. MDPIPlants에 투고하였다. 2021219일에 투고한 후, 2021222일에 Peer Review(동료 심사)에 들어갔다는 기쁜 메일이 도착했다. 국내외 모두 일단 논문을 투고하면 에디터가 투고된 논문이 저널이 원하고 있는 연구 방향과 맞는지 확인하고, 논의해보아야 할 가치가 있다면 Peer Review로 들어간다. 그렇기에 저널에서 소개하고 있는 연구 방향성을 자세하게 읽어보고 투고할 저널을 결정해야 한다.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전 세계의 학자 3명에게 익명으로 원고가 전달되고 심사를 받게 된다. 심사 결과 크게 수정을 요구하는 Major revision, 조금만 수정하면 accept 하겠다는 Minor revision으로 연락을 받는다. Major revision을 받으면 Reviewer 각각이 해명이 필요하거나 수정해야 할 부분을 표시하여 원고를 다시 보내주는데 수정해야 할 내용이 매우 많다. Minor revision의 경우는 몇 군데만 소명하거나 수정·보완하면 된다. 그리고 나면 최종 accept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최종으로 확인하라는 교정본(Proof)을 보내고, 이를 확인하여 최종적으로 원고를 제출하면 Publish 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교수님이 이 시기 동안에 많은 일이 있어서 정신적인 여유가 없으셨던 것 같다. 양식을 Plants에 맞췄는데 정작 Forests에 잘못 제출한 것이다. 225일에 바로 reject 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MDPI 전체 출판사 이름이고 출판사 내에 여러 분야의 저널이 운영된다. 결국 225일에 다시 Plants에 제출하였고, 423일에 Major revision을 받았다. 전달받은 3명의 Reviewer의 의견과 소명, 내용을 수정하여 426일에 원고를 업로드하였다. MDPI는 빠른 심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430일에 바로 2Review가 도착했는데, 1번 리뷰어의 심사평이 심상치 않았다. 지적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본 연구에 회의적이라는 의향을 보였다. 2차 답변을 업로드했는데, 55일에 게재 불가 판정 평가를 받았다. 처음으로 해외저널에 투고한 논문이 Reject 되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어찌 이 순간을 잊을 수 있을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곱씹어 보고 또 생각해보고 했다. 하지만 MDPI의 게재 거절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