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학과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종합설계 과목 수강 신청을 취소했으면 한다는 연락이었다. 난감했다.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일과 후의 강의가 더 이상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과목을 취소하지 않아도 되었었다. 조교가 잘못 알고 안내했다. 할 수 없이 하루 중 가장 여유로운 시간대에 개설된 강의를 찾아보고 교수님께 강의 진행 방식을 문의하였다. 다행히 녹화된 영상을 이클래스에서 수강한 후 학기 말에 한 편의 논문을 선정하고 원격으로 발표한다는 내용이었다. 녹화된 영상은 퇴근해서 집에서 차분하게 들으면 가능했기에 기쁜 마음으로 수강 신청을 정정하였고, 이 과목은 앞으로 연구해볼 내용에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두 번째로 선택한 과목은 생물통계학 특론이었다. 박사학위 과정을 공부하면서 정말 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자주 하였다. 생물통계학을 수강한 것은, 특히 이 시점에서 수강한 것은, 그리고 이 교수님에게 수강한 것은 너무나도 큰 행운이었다. 이 과목에서 배운 통계학을 학술지 투고 논문과 졸업 논문에 모두 이용했기 때문이다. 학부 때 통계학을 공부하긴 했지만 30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요즘 연구는 컴퓨터를 빼고는 말할 수 없게 되었다. 녹화 강의 또한 내게는 행운이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리플레이하면서 이해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시청하였고, 직접 노트북으로 강의를 따라 하기에 아주 좋았다. 강의 원고를 친절하게 제공해주셔서 틈나는 대로 연습하였는데, 이때 알게 된 통계 프로그램이 Jamovi. 무료 오픈 소스로 이용에 제한이 없고 엑셀을 다룰 줄 알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R 못지않게 웬만한 통계 처리를 할 수 있다. 투고 논문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반드시 통계치를 통해 결론을 내려야 했기에 필수적이었다. 어쩌면 생물통계학을 수강하고 Jamovi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기에 논문에 비모수분산분석(ANOVA)을 이용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통계를 몰랐다면 비모수분산분석을 시도하지도 못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2020년 2학기에 수강한 모든 과목은 앞으로 연구하는데 필수적인 무기가 되어준 셈이다. 교수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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