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나무과 굴피나무
Platycarya strobilacea S.et Z.
광주천 물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올려 놓은 사진은 개체가 큰 굴피나무고, 높이 2~3m의 어린 굴피나무가 주로 자란다. 열매는 가을에 진한 갈색으로 익는데 모양이 특이하여 소나무나 오리나무와 금방 구분된다. 열매는 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도 그대로 매달려 있는데 보통 땅을 내려다보는 다른 나무의 열매와 달리 하늘을 향하여 꼿꼿이 선 채로 붙어 있다. 열매는 황갈색 물을 들이는 염료로 이용되고 나무의 안 껍질은 질겨서 노끈을 만들거나 물고기를 잡는 그물로 사용했다.
굵피나무 하면 굴피집을 자동으로 떠올리지만, 굴피집은 굴피나무가 아닌 굴피나무나 상수리나무의 껍질로 만든 집이다. 사진에서 보면 알듯이 굴피나무의 나무껍질은 두껍지 않아 지붕을 덮는 데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4월 28일에 촬영한 어린 순의 모습을 보면 굴피나무가 벌레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얼마나 지능적인지를 볼 수 있다. 새순은 표피가 연하고 부드러워 곤충의 맛있는 수액 공급원이 된다. 하지만 사진에서처럼 많은 털을 만들어내면 곤충이 접근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아직 가끔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에도 이겨낼 수 있도록 보온해 주는 두꺼운 이불 역할도 해준다. 그래서 많은 식물의 새순을 자세히 보면 많은 털을 가지고 있다.
[촬영일자 2014.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