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과 현호색
Corydalis turtschaninovii Bess.
그늘지고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잘 자라며 높이가 20cm 정도이다. 잎은 어긋나고 3개씩 1~2회 갈라지고 꽃은 4월에 피고 보라색이다.
현호색도 변이가 매우 심하여 정확한 동정이 어려운 식물 중의 하나다.
현호색과 에 속하는 식물은 다른 식물에는 없는 특이한 구조가 있다. 바로 "거(距)"라는 것이다. (게시물 http://blog.daum.net/potentillabiology/297 참조). 꽃 뒷쪽이 뭉툭하게 튀어 나온 부분이 거이다. 그곳에 꿀이 있다. (꽃이 화경에 달리는 모양도 다른 식물과는 다르다. 꽃 아래부분에 연결된 것이 아니라 꽃의 허리 부분에 화경이 연결되어 있다.) 곤충이 거 속에 들어 있는 꿀을 먹기 위해서는 그 꽃속으로 기어들갈 수 있는 곤충 외에는 등치큰 곤충은 먹을 수 없다. 수분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아무 곤충이나 와서 꿀을 먹는다면 현호색 꽃에 와서 꿀을 먹은 곤충이 반드시 다른 현호색 꽃에 가서 꿀을 먹으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거에 이르는 통로를 작게 좁힘으로서 현호색에 있는 꿀을 먹을 수 있는 곤충의 수는 자동으로 제한되고, 풍부한 꿀에 맛을 본 곤충들은 또 다시 다른 현호색 꽃을 찾아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수분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곤충은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이들은 지금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까지 기어들어가지 못하여 화가 난 등치 곤충은 아예 날카로운 발톱으로 거를 찢어버리고 꿀을 훔쳐 먹어버린다. 곤충은? 역시나 대비책을 세운다. 왠만한 곤충이 찢을 수 없을 정도로 다단하게 거를 만든다. 이렇듯 식물과 곤충은 서로를 이요하려 싸우고 있다. 학교에서 식물은 곤충에게 꿀을 주고 곤충은 식물의 수분을 도와주며 서로 공동으로 진화하는 공진화를 가르쳤지만 잘못된 것이다. 실지로는 서로 경쟁하며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